얼마 전 새벽, 아이가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감기에 걸린 것이라 생각하여 감기약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그렇듯 눈앞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가장 먼저 증상을 멈추게 할 방법부터 찾게 됩니다.
기침을 하면 기침을 멈추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열이 나면 열을 내리려고 하고,
머리가 아프면 두통을 없애려고 합니다.
당장 눈앞에서 보이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 천식이야! 감기로 기침하는 거랑 달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이 스쳤습니다.
평소보다 창문을 많이 열어 놓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날은 날씨가 좋아서 환기를 시킨다고 창문을 오랫동안 열어 두었습니다.
평소와 다른 환경이 만들어졌고, 그 영향으로 아이에게 기침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정확한 원인은 의료적인 판단이 필요하지만, 적어도 그 순간 저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눈앞에 나타난 증상만 바라보아서는 문제의 본질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증상부터 해결하려고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을 해결하려고 합니다.
컴퓨터가 느려지면 컴퓨터를 껐다 켜고,
휴대폰이 이상하면 다시 시작해 봅니다.
집 안에 곰팡이가 생기면 곰팡이를 닦아냅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 다시 곰팡이가 생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때는 단순히 곰팡이를 닦아내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습기가 많은 것은 아닌지,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아닌지,
벽이나 배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곰팡이라는 증상을 없애는 것과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증상은 눈에 잘 보입니다.
하지만 원인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증상에 집중하게 됩니다.
AI 창작 이미지 | ChatGPT(DALL·E) 활용 제작
사람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깁니다.
누군가가 화를 냈다면 우리는 그 사람이 화를 냈다는 사실에 집중합니다.
‘왜 저렇게 화를 내지?’
‘성격이 왜 저럴까?’
‘말을 너무 심하게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분노 뒤에 다른 원인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랫동안 쌓인 서운함이 있었을 수도 있고,
상처받은 마음이 있었을 수도 있으며,
지쳐서 더 이상 감당할 힘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상처를 주는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동이라는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 뒤에 있는 마음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서 단순히 ‘말 안 듣는 아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무엇이 힘든지,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 나타난 행동만 고치려고 하면 잠시 조용해질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의 문제도 먼저 원인을 살펴야 합니다
이 생각은 다른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도 같은 원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마음이 불편하고 예민해질 때가 있습니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서운하고,
별것 아닌 일에도 화가 나며,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칠 일을 크게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예전에는 단순히 ‘오늘 기분이 안 좋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 감정의 뒤에 다른 원인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을 수도 있고,
며칠 동안 너무 많은 일을 감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를 마음속에 계속 담아 두었을 수도 있고,
해결되지 않은 걱정이 마음 한쪽에 자리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지쳐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받았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혼자 버티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무조건 나 자신을 책망하기보다 먼저 질문해 보려고 합니다.
‘왜 이런 반응이 나타났을까?’
‘이 감정의 원인은 무엇일까?’
‘내가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하는 순간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집니다.
신앙생활에서도 증상보다 원인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원리는 신앙생활에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기도가 잘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 우리는 ‘기도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성경을 잘 읽지 못하면 ‘성경을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배에 집중하지 못하면 ‘예배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 필요한 노력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보다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왜 기도가 나오지 않는가?
왜 말씀을 읽어도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가?
왜 예배를 드리면서도 하나님이 멀게 느껴지는가?
어쩌면 마음속에 하나님보다 더 붙들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은 죄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사람에 대한 미움과 용서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때문에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을 품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너무 바쁘게 살아가느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돌볼 여유를 잃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라는 결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내 마음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야 합니다.
증상을 고치기 전에 원인을 하나님 앞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의 겉모습만 보지 않으셨습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겉으로 드러내는 모습만 바라보지 않으셨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세리의 행동을 보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의 마음을 보셨습니다.
사람들은 죄인의 모습을 보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을 찾아가셨습니다.
사람들은 병든 사람의 병만 보았지만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의 삶과 아픔을 함께 보셨습니다.
우리는 보이는 것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 아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하나님께서 먼저 알고 계실 수 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왜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지,
왜 자꾸 넘어지는지,
왜 사람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흔들리는지,
하나님께서는 그 원인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분별력이 있는 자들은 본질을 추구합니다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61134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문제가 계속 반복되고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같은 사람과 계속 갈등하고 있다면,
같은 감정으로 계속 힘들어하고 있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면,
그때는 잠시 멈추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까?’
문제 자체만 바라보면 매번 새로운 문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아래에 동일한 원인이 숨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마치 나무의 잎이 계속 시들어 가는데 잎만 잘라내는 것과 같습니다.
잎을 잘라내면 잠시 깨끗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뿌리에 문제가 있다면 다시 잎이 시들 것입니다.
결국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는 뿌리를 살펴야 합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복되는 문제에는 반복되는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해결책을 찾기 전에 질문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어떻게 없앨까?’가 아니라
‘왜 생겼을까?’
라고 질문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어려운 부분은 원인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원인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원인을 찾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을 바라보아야 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은 쉽게 보입니다.
환경의 문제도 쉽게 보입니다.
상황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 안에 나의 선택이나 태도도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원인을 찾는다는 것은 단순히 분석하는 일이 아닙니다.
때로는 겸손해지는 과정입니다.
‘나에게도 문제가 있었을 수 있구나.’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겠구나.’
‘내가 바꾸어야 할 부분도 있구나.’
라고 인정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없애는 것만이 아닙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문제를 만나게 됩니다.
문제가 없는 삶을 살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바라보느냐일 것입니다.
증상만 바라보면 문제를 빨리 없애는 데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원인을 바라보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지,
그리고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진짜 해결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새벽의 작은 사건이 남긴 깨달음
그날 새벽 아들의 기침을 통해 저는 아주 작은 일 하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기침이라는 증상만 보았습니다.
그래서 감기라고 생각했고 감기약부터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들의 한마디를 듣고 주변 환경을 다시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평소보다 창문을 많이 열어 놓았다는 사실도 생각났습니다.
물론 아이의 증상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의료진의 정확한 진료와 판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날의 경험은 제게 하나의 생각을 남겼습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눈앞에 나타난 증상만 해결하려고 하고 있지는 않을까?
화가 난다고 화를 없애려고만 하고,
힘들다고 힘든 상황만 바꾸려고 하고,
관계가 어렵다고 상대방만 바꾸려고 하고,
신앙이 흔들린다고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바로잡으려고 하지는 않을까?
어쩌면 우리가 진짜 바라보아야 할 것은 그 아래에 있는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해결은 원인을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즉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원인을 알아도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문제가 생겼을 때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려고 합니다.
눈앞에 나타난 현상만 보고 판단하지 않고,
그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사람을 볼 때도 그렇고,
가족을 대할 때도 그렇고,
나 자신을 바라볼 때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앞에서 내 마음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주님, 제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증상입니까, 아니면 원인입니까?’
‘제가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정말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까?’
‘혹시 제가 보지 못하고 있는 더 깊은 곳이 있습니까?’
이렇게 하나님께 묻고 싶습니다.
때로는 내가 생각했던 문제와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는 문제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살피는 삶
우리의 삶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습니다.
말보다 마음이 중요하고,
행동보다 그 행동의 동기가 중요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의 결과보다 그 문제를 만들어 낸 과정이 중요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마음이 어떠한가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제 자신에게 질문해 봅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해결하려 하고 있는가?
그리고 다시 질문합니다.
그것은 정말 문제의 본질인가?
혹시 내가 붙잡고 있는 것이 단순한 증상이라면,
그 아래에 있는 원인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발견했을 때 외면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제를 감추는 것이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뿌리를 하나님 앞에 드러내는 것이 진짜 해결의 시작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새벽에 시작된 아이의 기침은 짧은 순간의 일이었지만 제게는 생각할 거리를 남겼습니다.
증상을 해결하는 것과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나 자신의 마음에서도,
그리고 신앙생활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눈앞에 나타난 문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무엇이 이 문제의 뿌리인지,
내 안에는 어떤 부분이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말씀하고 계시는지.
문제의 증상만 바라볼 때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인을 바라보기 시작하면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증상을 없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원인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원인을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순간,
진짜 해결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