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것은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얼마 전 힘들어하는 큰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아이는 답답해하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쯤 이 시간이 지나갈지 알 수 없어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제 입에서 한마디가 나왔습니다.
“엄마도 몰라서 하나님께 묻는단다.”
아이에게는 짧은 말이었지만, 돌아보니 그 안에는 제 인생의 많은 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언제나 길을 물었던 사람이 아닙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도 몰랐고, 가정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도 몰랐고, 자녀를 키우면서도 몰랐습니다.
그럴 때 마다 제 힘으로 제 지혜로 하려고 했습니다.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지금 하는 결정이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었던 날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다 제 힘과 지혜라는 것이 얼마나 한없이 부족한 것인 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께 묻는 것이었습니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느 길로 가야 합니까?”
“제가 보지 못하는 것을 주님은 보고 계시니 저를 인도해 주십시오.”
돌아보면 제 인생은 제가 답을 잘 찾아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닙니다.
모를 때마다 하나님께 물으며 걸어온 시간이 쌓여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그 말을 해 주고 난 후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말은 과거의 간증이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엄마도 몰라서 하나님께 묻는단다.”
이 말은 사실 지금의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저는 여전히 모르는 길 앞에 서 있습니다.
여전히 기다려야 하는 문제들이 있고, 여전히 답이 보이지 않는 시간들을 지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믿음이 깊어지면 모든 것이 분명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알게 된 것은 믿음이란 모든 답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믿음은 답을 모르면서도 하나님께 묻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말합니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계산하고, 더 많이 준비하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인생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우리가 붙들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입니다.
잠언은 말합니다.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신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저는 이 말씀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모든 상황을 이해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아도 그분께 길을 묻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하나님께 묻습니다.
예전과 같은 질문입니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느 길로 가야 합니까?”
“제가 알지 못하니 주님께서 인도해 주십시오.”
아이에게 했던 말이 다시 제 마음으로 돌아옵니다.
“엄마도 몰라서 하나님께 묻는단다.”
그리고 그 말 뒤에 이제 한 문장을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엄마는 지금도 하나님께 물어보고 있단다.”
어쩌면 믿음의 사람은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길을 아시는 분께 계속 묻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저는 모릅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압니다.
제가 모르더라도 하나님은 아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용히 기도합니다.
“주님,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아십니다.
그러니 오늘도 제 손을 잡고 한 걸음만 인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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