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요?
어쩌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배우고자 하는 겸손한 마음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씀하시지만, 우리의 마음이 이미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가득 차 있다면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도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앙생활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이 부분을 조심해야 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성경을 많이 알게 됩니다.
말씀을 공부하고, 설교를 듣고, 신앙에 관한 여러 책을 읽으면서 성경적인 지식이 쌓입니다.
어떤 사람은 오랜 시간 성경을 연구하여 상당한 성경 지식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기도 가운데 특별한 은혜를 경험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영적인 체험이나 은사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귀한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기 위한 통로가 아니라, 내가 이미 하나님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으로 굳어질 때 시작됩니다.
성경을 많이 안다고 해서 하나님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에 관한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하나님과 깊은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도 아닙니다.
오히려 때로는 내가 알고 있는 성경 지식과 신앙의 경험이 하나님을 알아가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경험한 것이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세운 신앙의 기준이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 기준을 넘어 말씀하실 때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는 하나님을 안다”는 생각이 하나님을 더 알아가려는 마음을 막아버리는 것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하나의 견고한 진이 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 있어서 가장 무서운 것은 단순한 무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확신하는 마음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분명 이렇게 말씀하실 거야.”
“성경적으로 이것이 맞으니까 하나님도 당연히 이렇게 말씀하실 거야.”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하나님은 이런 분이야.”
이렇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하나님의 뜻과 동일시하기 시작하면, 하나님께서 다른 말씀을 하셔도 받아들이기 어려워집니다.
자기중심적인 사고는 그렇게 점점 견고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그 견고한 생각이 하나님께서 새로운 것을 가르치시는 것조차 막아버리는 견고한 진처럼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성경 지식이 부족해서 하나님을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듣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만이 아닙니다.
“주님, 제가 아직 모르는 것이 많습니다.
제가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겸손한 마음입니다.
하나님은 인격체이십니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성경책을 통해 지식으로만 알아가는 분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살아 계신 인격체이십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성경 말씀을 통해 자신을 분명하게 계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이 성경 말씀과 별개의 특별한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히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아가고, 그 말씀을 통해 오늘 나의 삶 가운데 무엇을 말씀하시는지를 겸손하게 분별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성경을 많이 안다는 이유로 하나님을 더 이상 알아가려고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성경에 대한 지식은 남아 있지만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는 깊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는데 정작 하나님 앞에서는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훈련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265603
저의 남편과의 신앙 갈등을 돌아보며
저에게는 남편과 오랜 시간 신앙적인 갈등을 겪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갈등의 중심에는 단순히 서로의 성격이나 의견 차이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신앙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제 남편은 성경에 대해서는 정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경의 내용을 많이 알고 있었고, 성경에 대한 이해도 깊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지식이 때로는 인격체 되신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데 어려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성경적 지식과 자신의 판단을 기준으로 하나님을 이해하려 하다 보니, 하나님께서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하시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시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남편만의 문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제 생각과 감정, 경험을 가지고 하나님을 판단하려 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길 때, 신앙을 함께한다는 것이 오히려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갈등까지도 사용하셔서 우리를 빚어 가고 계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성품을 빚으십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상황을 바꾸어 주시기를 기도할 때가 많습니다.
“주님, 남편을 변화시켜 주세요.”
“주님, 저 사람의 생각을 바꾸어 주세요.”
“주님, 이 상황을 해결해 주세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때로 상황을 먼저 바꾸시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통하여 우리의 성품을 빚어 가십니다.
저는 남편과의 신앙 갈등을 지나면서 이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남편의 성품만 빚으신 것이 아니라 제 성품도 함께 다루고 계셨습니다.
제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마음도 내려놓게 하셨고,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하나님 앞에서 먼저 저 자신을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길에는 반드시 나 자신이 다루어지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면서도 내 고집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기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다고 하면서도 내 뜻을 포기할 마음이 없다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셔도 내가 원하는 말만 들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손에 성품이 빚어져야 합니다
결국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문제는 단순히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방법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게는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배우려고 하는가?”
“나는 하나님께서 나의 생각을 바꾸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놓고 있는가?”
“나는 주님의 손에 내 성품이 빚어지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가?”
이것이 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는 것은 내가 원하는 답을 하나님께 받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내 생각과 판단과 고집을 내려놓고 배우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앞에서는 많이 아는 사람보다 배우려는 사람이 복된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성경을 많이 읽었어도 “주님, 저는 아직 모릅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랜 신앙생활을 했어도 “주님, 저를 다시 가르쳐 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은혜를 경험했어도 “주님, 제가 경험한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압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주님,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주님의 음성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해주세요.
제 생각보다 주님의 뜻을 앞세우게 하시고,
제 경험보다 주님을 더 의지하게 하시며,
제 성품이 주님의 손에 빚어지게 해주세요.”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계속 알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한 번 알고 끝나는 분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안다는 것은 평생에 걸쳐 그분을 더 알아가는 것입니다.
어제 알게 된 하나님이 오늘의 전부가 아니며, 어제 경험한 은혜가 오늘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을 설명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을 오래 할수록 오히려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알수록 더 배우고,
많이 경험할수록 더 낮아지고,
오래 믿을수록 더 주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원한다면 먼저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 제가 주님을 안다고 생각하지 않게 해주세요.
오늘도 주님을 새롭게 알아가게 해주세요.”
그리고 주님의 말씀 앞에 나의 생각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려는 사람이 되어 갈 것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삶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삶이 아니라,
날마다 주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배우려는 사람에게 열리는 삶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은 단지 우리의 귀만 여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을 만지시고, 우리의 생각을 바꾸시고, 우리의 성품을 빚어 가십니다.
저는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격적으로 만나 주시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는 길은
내가 하나님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께 얼마나 기꺼이 배우려 하는가에 달려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배움의 자리에서 우리는 조금씩 알게 됩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내가 변화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